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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철로써 사회 발전에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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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설립한 용접 재료 전문기업 고려용접봉.
금속 산업은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 하지만 우리 삶과 밀접하다. 건물·도로·교량 등 기반 시설뿐 아니라 비행기, 선박, 기차, 자동차 등 사람들이 생활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 빠짐없이 관여하는 것이 ‘용접’이다. 고려용접봉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안전하게 이어주는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 기술 기업’과 같은 회사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회사는 산업과 기술이 전무(全無)했던 시기에 탄생했다. 2019년도에 타계한 창업주 고 홍종열 고려용접봉그룹 명예회장은 1945년 ‘고려상사’를 창업하고 석유류와 각종 선구류, 수산물 등을 취급하며 사세(社勢)를 키웠다. 혼란한 해방 정국과 6·25전쟁을 거치며 홍종열 명예회장은 소비재보다 국가 발전에 꼭 필요한 기간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1955년부터 와이어로프의 국산화에 도전해 1961년 1월에 ‘고려제강소’를 만들었다. ‘철로써 세계 최고가 되고 세계 최고의 철로써 사회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신념에 따라 이후 경제 부흥과 국방 산업, 자원 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특수 가선(架線) 분야 개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69년 고려제강주식회사 용접봉 사업부로 시작해 1973년 고려용접봉주식회사로 분리, 설립하며 용접 재료 전문 기업으로 출범하기에 이른다. 고려제강의 생산제품별 전문화 계획에 따라 용접봉 부문은 1973년 7월에 부산시 부산진구 부안동으로 생산 설비를 옮기고 별도 법인체로 분리 독립한다. ‘고려용접봉주식회사’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다.
고려용접봉주식회사는 1974년 1월에 서브머지드 아크(Submerged Arc) 용접봉 와이어(Wire) 제조 설비를 설치하며 공장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그해 4월에 일본해사협회 인증, 이듬해 7월과 9월에 노르웨이선급협회 인증, 미국 용접협회 인증을 취득했다. 1977년 7월에 설비 확장과 함께 부산시 북구 학장동으로 회사를 이전했다. 설립 당시 800t이었던 월 생산 능력은 불과 4년 만에 1600t으로 성장했다. 그해 8월에 독일선급협회 인증, 12월에는 MAG용접종 Solid Wire 제조 설비를 설치했다. 이듬해 6월에는 일본특수전극주식회사(TOKUDEN)와 기술제휴를 맺고 시설 확장 및 특수봉 공장을 신설, 10월부터 특수 용접 재료까지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JIS 표시 허가 획득"
이후 회사는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1980년 1월부터 고려용접봉주식회사는 부산공장과 양산공장 2개 공장 체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스테인리스강용 용접 재료에 대한 한국선급협회, 노르웨이선급협회, 미국용접협회 등 각국 선급협회 인증, 1982년과 1984년에 걸쳐 부산공장과 양산공장 모두 국내 최초 JIS(일본공업규격) 표시 허가를 획득하며 해외시장 판매 확대 기반을 착실히 다졌다.
회사는 창업한 지 40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1985년에 수출 500만 불 탑을 받았고, 1987년 2월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과학기술처의 인가를 받아 용접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고품질의 용접제품 개발 기반을 마련하고 용접 재료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공업진흥청으로부터 용접업계 최초로 ‘품질관리 1등급’ 업체로 지정받는다. 8월에는 확장 신설된 창원공장을 준공해 양산공장을 이곳으로 이전하고 그해 11월에는 수출 1000만 불 탑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고려용접봉 관계자의 얘기다.
“1980년 이후 사세가 확장됐습니다. 1995년에 세계적인 품질인증 시스템인 ISO 9002 인증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 능력을 인정받았고, 1996년에는 용접봉 업계 최초로 5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습니다.”
―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도 이 시기였죠.
“1997년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KISWEL SDN.BHD.)을 가동해 해외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에 암스테르담에 유럽시장 판매 확대의 거점인 유럽지사를 설립하고, 주력 상품 13개 아이템이 독일의 품질 마크를 획득했습니다.”
"2006년 미국 현지 제조공장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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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용접봉은 1988년 11월, 수출 1000만불탑을 받았다.
회사는 1999년 1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영문 이름을 ‘고려용접봉’에서 ‘KISWEL LTD.’로 바꿨다. 2월에는 중국 상하이 지사, 11월에는 미국 현지법인(KISWEL USA INC.)을 설립해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에는 회사의 숙원 사업이었던 미국 현지 제조공장을 만들어 자동화된 FCW 생산 설비를 갖춤으로써 본격적으로 선진국 제품과 겨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중동 지역 영업 거점인 두바이 지사(2007년 2월), 방콕 지사(2009년 7월), 호찌민 지사(2009년 8월)를 각각 설립했다.
고려용접봉은 양적(量的) 성장에만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설비를 갖춘 R&D 센터를 만들어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독일 LRQA로부터 QS 9000 및 ISO 14001 인증(1999년 9월), 6개 아이템에 대해 이탈리아 RINA 선급 인증(2000년 6월)을 획득했다.
‘용접 재료 전문회사’로 위상을 공고히 하며 2002년 들어서는 연간 10만 t의 생산 능력을 자랑했다. 고려용접봉은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국내 대표 수출 기업임을 인정받아, 이해에 홍민철 회장이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고 홍종열 명예회장의 삼남으로 고려제강 뉴욕지사장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홍 회장은 198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현재 고려용접봉 회장 겸 삼화스틸 회장을 맡고 있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고려용접봉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 침체로 판매가 부진했지만 ‘토요타 생산방식’이라는 혁신 활동을 도입해 전사적(全社的) 역량을 모아 효율을 높여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조선, 건설에서 일상적으로 사용"
창립 50주년을 맞은 고려용접봉은 기초 사업이 미약한 시기에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대한민국 용접 재료 산업의 발전을 주도했다. 또 공정 및 설립 자동화를 조기 정착하고, 글로벌 품질인증 체제를 통한 품질 제일을 추구해왔다. 고려용접봉은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각 분야의 기업들과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해 기술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층 빌딩, 세계 최초 2만 TEU급 컨테이너선, 국내 최초 방탄강 용접 재료 국산화 실현과 세계 최초 사장-현수교 방식 하이브리드 대교, 국내 최초 LNG 연료 추진 상선, 광산용 초대형 굴삭기 등 다변화하는 산업 현장에서 고객들과 함께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려용접봉 김영락 마케팅본부장의 얘기다.
“우리가 생산하는 각종 용접 소재는 자동차·중장비·조선해양·건설 플랜트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업·전문 연구기관과의 공동 개발, 국내외 용접학회 지원을 통한 기초 기술 개발 장려, 국제전시회 참가 및 후원 등 용접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생을 추구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려용접봉은 2019년, 포스코와 함께 북미 최대의 금속가공·용접기술 전시회인 북미 국제가공용접전시회(FABTECH 2019)에 참가했다. 전시회에서 양사는 자동차, 에너지, 해양 등 6개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자동차용 초고강도 도금 강판의 용접부 기공 결함 방지 및 슬래그 줄이기 용접 기술인 포스젯(PosZETTM)을 현장에서 시연해 호평을 받았다. 2020년 5월에는 ‘산업별 특화 강재 용접 재료 개발 고도화를 위한 공동연구, 기술협력 협약식’을 열고 2020년부터 3년간 공동연구를 수행해 자동차, 고망간강, 조선·해양 플랜트 등 산업군별 고기능 용접 재료 개발 및 국산화를 추진했다.
포스코 기술연구원 주세돈 원장(부사장)의 설명이다.
“자동차, 조선·해양 플랜트 등 각 산업에서 요구하는 강재 및 용접부 성능은 다양합니다. 친환경차용 초고강도 도금강판, LNG 저장탱크 극저온용 고망간강, 피팅용 고강도강, 저장탱크용 대입열강 등은 각 산업 현장에서 기본적인 용접성을 갖춰야 합니다. 양사는 산업별 강재 특성에 맞는 국산 제품을 개발해 고가의 수입품 용접 재료를 대체함으로써 중소부품사의 원가 절감을 돕는 등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용접 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용접 관련 업계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용접의 날’이 만들어졌다. 2021년 처음 시행된 제1회 용접의 날 행사에서 고려용접봉의 최희암 부회장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2022년 두 번째로 시행된 제2회 용접의 날 행사에서는 동반성장위원회 표창장을 받았다.
"耐震(내진)에 탁월한 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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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신기술로 지정된 고려열연이 개발한 ‘KSS 공법’.
앞서는 고려용접봉의 자회사 고려열연(주)이 개발한 ‘KSS 공법’이 2020년 건설 신기술로 지정(제889호)돼 업계내에서 화제가 됐다. 정식 명칭은 ‘횡보강용 나선형 띠철근 공법(Korea heat treatment Seismic Spiral·이하 KSS 공법)’인데 기존의 공법과 차원이 다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고려열연 유태흥 책임의 말이다.
“국내 건설업은 인건비 상승, 코로나19로 인한 근로자의 부족,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어 건설 현장에서 공기(工期)를 단축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기술이 요구됐습니다. KSS 공법은 공장 가공으로 띠 철근과 보조 띠 철근이 일체로 제작돼 별도의 보조 띠 철근이 배근되지 않아 기존 공법 대비 50% 이상 공사시간 단축이 가능하고, 공장 가공 및 시공의 단순화에 따른 노무비 감소로 공사원가 절감이 가능합니다. 기둥의 횡구속 효과 증진으로 우수한 연성적인 거동을 확보할 수 있어 내진에 탁월한 공법입니다.”
업계 측 설명에 따르면 기존의 보조 띠 철근을 사용하는 경우, 주철근과의 상호 간섭으로 인해 철근 배근의 과밀화 현상, 콘크리트 충진성 불량으로 품질 확보 문제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고려열연이 이번에 개발한 ‘KSS 공법’은 나선형 띠 철근의 콘크리트 횡구속 효과에 대한 장점과 기존 보조 띠 철근을 적용해 시공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KSS 공법은 일체형으로 제작돼 기존 공법의 90° 갈고리의 풀림을 사전에 방지하고 나선 철근의 장점을 도입해, 기존의 띠 철근에 비해 안정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KSS 공법의 이러한 장점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뿐만 아니라 PC(Precast Concrete) 구조에도 활용성이 높아 기술의 적용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0년 기업을 꿈꾸며"
고려용접봉의 철학은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자(Back to Basics)’이다. ‘소비재보다 국가 발전에 필요한 기간산업을 키우고 싶다’는 창업주 홍종열 명예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아, 회사의 사명(使命)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통한 국익 증진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원·인프라, 전력·에너지, 방산·철도차량 등 정부 공공조달시장을 중심으로 강재 특성에 맞는 국산 제품을 개발해 국익에 이바지함을 개발의 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있다.
회사가 최근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공생(共生) 가치 창출을 위한 파트너십 기반의 협업 추진이다. 류철우 해외사업 총괄본부장의 말이다.
“기업의 성과와 생존은 그 기업이 속한 비즈니스 생태계 안에 있는 다양한 조직과의 성공적인 협력에 크게 좌우됩니다. 이는 기업 성과가 해당 산업의 매력도와 개별 기업의 내부 역량에만 좌우되던 과거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죠. 고려용접봉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국제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키워갈 계획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과다한 경쟁을 통한 소모전에서 벗어나 업계 모두가 힘을 모아 동반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고려용접봉이 지난 50여 년간 쌓아온 기술력으로 앞으로 100년을 넘어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인지 주목된다.
<자료출처 : 월간조선>